이번 후기는 좀 더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간 후기!
파견에 대해 고민해보신 분들이라면 궁금했을 내용으로 담았습니다
영국 생활(1년 파견)을 추천하시나요?
네. 추천합니다. 긴 글이기 때문에, 해외 생활이나 영국 파견을 고민중이시라면 꼼꼼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글을 시작할 때 '취업에 좋은가요?'라는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 글을 미뤄왔다고 적었는데요, 사실 이 취업과 관련된 부분은 제가 영국에서 배우고 느낀 점 중에서 매우 적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저는 영국에서 살면서 처음으로 '자유'롭게 생활해보았습니다.
대학교 입학해서도 높은 학점을 유지하기 위해 쏟아지는 팀플과 전공 과목을 쳐내는데만 집중해서,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지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봤고, 학기 중 바쁠 때에는 운동하는 것 조차 사치라고 느껴질만큼 바쁘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는 한 학기에 세 과목을 배우며, 처음으로 과목의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하여 너무 적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으나, 오히려 여섯 과목을 수강하고 중간 ,기말고사, 과제를 모두 할 때보다 더 많은 걸 배웠습니다.
더불어 '족보' 없이 처음으로, 저의 힘만으로 과제를 하며 자신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MSDE에서 팀프로젝트를 하며, 수많은 과제를 진행하다보면 선배님들의 과제물을 참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 레포트의 목차까지 참고하게 됩니다. 물론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족보 없이 과제를 해 본 결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다른 팀들이 어떻게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내가 어떤 내용을 담고자 했는지,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모두 저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처음엔 막막했지만 적응되니 좋았습니다.
또한 제가 '하고싶은 공부'를 처음으로 해보았습니다.
그전까지는 항상 해야하는 공부를 해 왔는데, 로보틱스에 대해 공부하며 ROS라는 운영체제도 처음으로 사용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노섬의 교수님들께 직접 이메일을 돌리며, 프로젝트 자리를 찾아다녔습니다. 프로젝트는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스스로 자리를 찾아 노력하고 외국인 교수님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했던 경험은 면접 자리에서 꺼낼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타지에서의 외로움도 분명히 있었고, 몸이 아플땐 영국 의료 시스템에 막막했지만 제가 겪어온 1년 중 인생에서 가장 큰 1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술적인 성장 외에도, 삶의 질이 훨씬 높았던 것 같습니다.
쉬는 날에는 축구를 보거나, 근처 나라로 여행갈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제가 외국인이라 해당하는 부분이긴 한데, 그만큼 시간이 난다는게 한국에선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ㅜㅜ
공원도 잘 되어 있어서 러닝하면서 오리를 보면 정말 행복했습니다..또 가고싶당 ㅜㅜ
마트에서 1파운드짜리 스콘이랑 크루아상 사서 공원가서 오렌지주스랑,,,, , ,, , ,, ㅜㅜ

또 영국에서 처음으로 모든 끼니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사실 이게 당연한건데, 현대인들은 스스로 자기 밥해먹을 시간도 없는거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참고로 요리를 마스터해와서 본가에서도 종종 제가 가족들 밥을 합니다(뿌듯)
교환학생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교환학생과 비교하면 저는 비용 조달이 가능하단 전제 하에, 영국 파견을 100% 추천합니다.(비용이 너무 크긴한데요,, ㅜ)
교환학생의 경우 재학중인 한국 학교의 학비를 내고, 또 다양한 외부 장학금 제도를 통해 생활비를 일부 제공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는습니다. 이 부분을 잘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해외 생활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해외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다~ 라고 하시면 교환학생도 괜찮습니다. 해외에서 반년~1년 거의 조건 없이 살 수 있는 기간은 학생이 정말 유리하니 경험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졸업 비자 및 취업 비자 등 따려고 개고생해보니 깨달았습니다)

영국 파견의 장점은
1. 1년을 아낄 수 있다.
이건 영국 돌아오기 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취업을 할 때 이 부분이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학기 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1년간 휴학을 하게 됩니다.
노섬브리아 파견은 영국에서 보낸 기간이 3-2, 4-1의 두 학기로 인정되기 때문에 휴학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취업 상황은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교환학생 다녀오고 난 후 취업을 할 때, 경험과 그 분야의 상황이 어려워지면 급하게 분야를 변경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2. 한 학기보다는 Full year를 추천
교환학생은 대부분 한 학기동안 다녀옵니다. 한 학기면 반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9월 말 학기 시작하여 1월 초에 귀국하게 됩니다. 3~4개월의 기간이기 때문에 실제로 경험해보면 적응 되자마자 떠나는 느낌이 듭니다. 저같은 경우는 영어로 생각하기 시작한게 거의 6~7개월 차이니, 언어 부분에서도 Full year와 다를 수 있습니다.
영국은 6개월 무비자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왔다면 일을 할 수 없는데요, 1년은 Student Visa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영어가 무서워서 안 했는데, 다음에 오시는 분들은 꼭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3. 마음가짐의 차이
이건 저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적는 내용이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내용은 절대!! 아닙니다.
저는 제가 교환학생을 갔다면 수업은 절대 안 듣고 여행만 다니다 귀국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유럽을 여행하며 배울 수 있는 점들이 있지만, 저는 해외 생활의 묘미는 다른곳에서 더 많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섬브리아에서의 한 과목 성적이 한국의 두 과목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에
성적을 잘 받으려면 학교 친구들, 교수님과 계속해서 소통해야 했고, 학교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따라서 교환학생을 갔을 때 성실히 살 자신이 없으나 해외생활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싶다! 라고 하시면 저는 영국 생활을 추천드립니다.(강제성이 있어야 움직이는 사람들,, 바로 나!)
취업할 때는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저와, 같이 영국갔던 학우분은 면접 시 답변 중 영국 경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90%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3-2, 4-1라는 학교 생활 중 가장 중요한 시기의 경험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공부하신 분들도 분명히 이 시기의 이야기가 비중이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국생활을 하면서 필수적으로 해야했던 팀 프로젝트 경험이 면접의 치트키가 되었습니다.
갈등 경험, 가장 힘들었던 경험, 협동 경험, 리더십 등 모든 질문에서 영국 파견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 때 100% 파견에 대해서 "이건 교환학생 다녀온건가요?"라는 질문이 있었고, 그 때마다 교환학생과는 다르게 성적이 들어가서, 죽도록 했습니다 ㅜㅜ 이것두 했고 저것도 했습니다 라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옵니다.
또 복수학위에 대해서도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복수학위가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복수학위 때문에 영어로 수업듣고 발표하고 시험봤다는 이야기를 하면 다들 흥미롭게 보십니다.
면접에서의 돌발성을 크게 낮출 수 있어, 면접을 반복할수록 긴장도가 낮아졌습니다.
해외 기업 면접에서 영어 질문이 나왔었는데, 다들 영어 잘한다고 해주셨습니다.(1년 살다왔는데 못하면 그게 더 민망;;)
한국에 남아 캡스톤 진행했던 분들에 비해 학교 생활 난이도가 매우 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취업 시에 문제가 전혀 없었습니다.
저희 학과는 취업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더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따지기가 애매한 상황입니다. 왜냐면 다들 잘감..
영국에서 23-24년 학기를 보낸 5인은 모두 졸업 전 취업을 하거나 대학원 진학이 확정되었습니다.
혹시 캡스톤 프로젝트 없어서 취업이 안되면 어떡하지? 대학원 어떡하지? 고민하시는 분들께 그 점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면접 때 질문으로 들어오지도 않음,, 다만 여유 시간 생긴 만큼 어떻게 생산적으로 사용할지 고민하는 게 중요할 듯 합니다..
아쉬웠던/후회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1. 프로젝트를 진행해야된다는 생각에 매몰되어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
캡스톤이 없으면, 취업이고 대학원이고 망한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프로젝트 자리를 찾아다녔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 번 정도의 큰 실패를 겪었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취업하는 지금에 와서 그거 없어도 어떻게든 할 만 했는데,, 저를 너무 몰아세운 것 같아 후회되는 부분입니다.
2. 노섬브리아 대학의 행정처리
학비의 1/3을 deposit으로 입금하고, 나머지 2/3를 영국 돌아오기 직전에 입금하였습니다.
학교에 계속해서 입금시기를 문의했는데, 기다리라는 답변만 무수히 받았습니다.
결국 한국 교수님께서 영국 방문하셨을 때 직접 문의하시자 1주일만에,, 입금을 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이럴거면 왜 몇개월을 기다린건지?)
8~9개월의 시간동안 환율이 매우 올라 꽤 많은 손해를 봐야 했습니다.
이런식으로 노섬브리아 대학은 우리학교와의 복수 학위에 대하여 잘 모르는 분위기입니다.
MSDE는 노섬브리아와 복수학위이지만, 노섬브리아 대학은 MSDE에 대해 존재조차 모르는 느낌이랄까요..
코로나 이후로 직원이 모두 교체되어 그렇다는 답변만 계속 받았는데, 매 파견때마다 지원받던 금액은 우리가 지불했던 프로그램비가 모두 떨어져 지원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럼 우리가 매 학기마다 내고 있는 프로그램비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걸까요? 4년 간 교환 프로그램은 중단되었었는데요,, 흠,,
노섬브리아 대학은 전세계의 많은 대학들과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고, MSDE는 그 중 하나입니다.
MSDE가 매우 뛰어난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지만, 노섬브리아 대학 자체에서 우리 파견 학생들을 교환학생과 똑같이 (심하면 더 대충) 대한다는 점은 인지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우리가 가장 충격받았고 또 힘들었던 부분..)
그러나 강철 엠스드!!! 어떤 환경에서도 해내는 사람들인걸요

3. 좀 더 현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것
생활을 즐기기보다는 주어진 과제를 하는 것에 익숙하여,, 그곳에서도 과제와 공부를 너무 많이 한 것 같습니다 ㅜㅜ 프로젝트 할 시간에 친구들이랑 나가 놀고, 수업에서도 친구를 더 만들 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비슷하게 영어 무섭다고 알바하지 않은것도 아쉽습니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긴 글이 되었네요,, 처음엔 라이트하게 시작했는데 생각을 적다보니 딥해진 느낌
우리가 영국 출발하기 전 겪었던 행정처리가 마치 괴담이 되어 계속해서 학생들의 노섬 파견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들었습니다(ㅜ)
저는 영국 생활을 통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1000배 더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부분만 보고 결정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썼으니, 모쪼록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면 상담하러 오세용(댓글 다셔도 되고 연락 주셔도 되고,,)
정말 좋고도 힘든 기간이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마쳤던 것 같습니다.
글에는 녹이진 못했지만 생활 중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상담해주시고 도움주신 선배님도 계시고, 교수님도, 과사 선생님들도 정말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멋진 선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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